2020년 3월 29일 일요일


남을 사람은 남고 떠날 사람은 떠난다.


안녕하세요?
도토리 철학관의 초록도토리입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다듬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인간관계에 별 신경을 쓰지 않게 됐습니다. 세상 일이 내맘처럼 되는게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닫고 난 후라 그럴지도...

지인이나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 종종 인간관계에 관한 고민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고 그때마다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남을 사람은 어떻게든 남고 떠날 사람은 어떻게든 떠나더라구요."


종종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혼할 사주가 따로 있나요? 있다면 제 사주는 이혼할 사주인가요?"

이혼하기 쉬운 사주는 있어도 이혼할 사주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 비해 요즘 이혼하는 부부들이 많아졌습니다. 이혼할 사주가 있다면 갑자기 현대에 와서 이혼할 사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많아졌고 과거에는 이혼할 사주가 없었다는 말인데... 과연 그럴까요? 이혼은 당사자들끼리 얼마나 상대방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내가 또는 상대방이 얼마나 서로 간의 차이를 수용하느냐에 따라 이혼의 여부가 결정 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사람이 떠날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그 이유가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떠나게 됩니다. 그 사람이 떠날 사람이라 떠나는 것이지 모든 문제를 나에게서만 찾고 너무 자책하고 괴로워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또 상대방 탓만 하면서 자신을 분노로 갉아먹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살다보니 상대방과 내가 같이 인생을 공유할 교집합이 생기게 됐고 그 교집합이 점점 줄어들어 이젠 없어진 것 뿐입니다. 그 사람의 미래와 나의 미래가 달라서 이렇게 된 것 뿐이지 누굴 탓하고 원망하는건 아무 도움이 안되거든요.

이게 꼭 부부간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친구 관계에서도 내 맘과 다르게 친구와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관계든 관계 유지를 위해 서로가 조심하고 주의해도 떠날 사람이라면 떠나게 됩니다.
내가 어떠한 노력을 한다해도 그 관계는 이제 되돌릴 수 없어요.
깨진 도자기를 다시 붙인다 해도 깨진 자국이 남듯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지지도 않습니다.

안되는 일에 너무 애쓰며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것도 안좋습니다. 대신에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과 추억을 남기고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리 좋지 않게 끝난 사이라고 해도 아쉬움이 있는 사이로 남을 수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상대방이, 친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연락 받기 싫다면 잠시 그 사람에게 자신을 분리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본인은 "이상하게 요즘 그래요. 어느날 갑자기 이래요." 라는 말을 하지만 제가 듣기에는 그 동안 그 관계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트러블이 많이 있었고, 그 트러블들이 쌓여서 이젠 더 담아둘 여유가 없게된 것일 뿐이며 어느날 그걸 깨닫게 한 사건이 있었던것 뿐이거든요.

어떤 사람은 그 용량이 국그릇만하다면 어떤 사람은 세숫대야만하고 어떤 사람은 간장 종지만해요. 사람 얼굴이 다 다르듯이 그 용량에는 당연히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서서히 그 용기들에 물이 채워지듯이 트러블이 채워지게 되고 어느날 다 차게 되면 흘러넘치게 되는 것 뿐.  차서 넘지기 전에 잠시 멈춤을 하고 비워내면 됩니다.
비워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고 그 방법 또한 개인마다 다를것이라 생각합니다.
혼자 비워내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상대방과 대화로 비워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죠.
어느 쪽이든 일단 멈춤을 해서 더이상 채우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그게 첫번째임은 확실해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이러한 상황이라면 잠깐 멈춤을 해보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잠깐 멈춘다고 떠날 사람이라면 그는 어떻게 해서든 떠날 사람이니 별로 아쉬워 하지 말기를 바래요. 반대로 어떻게 해서든 내 옆에 남아있을 사람이라면 어떤 고난이 와도 늘 그자리에 있을 것이니까요.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필터에 걸러지듯이 남아있을 사람은 남아있어서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관계에는 매일 연락을 해야 유지가 되는 관계가 있고 3년에 한번 5년에 한번 연락을 해도 언제나 그제리에 똑같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도 그렇게 똑같이 내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됩니다. 더 할것도 덜할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지키고 있으면 올 사람은 오고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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